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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에서 우연히 '나이 들어서도 쌩쌩한 뇌 유지하는 법'이라는 스터디언 강의를 보다가 교수님의 다른 몇 가지 유튜브 강의도 더 찾아보게 되었다. 서울대 뇌인지학과 이인아 교수님의 강의였는데, 교수님은 <기억하는 뇌, 망각하는 뇌>라는 책의 저자이시기도 하다. 최근에 <퍼펙트 게스>라는 책도 출간하셨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교수님의 견해를 바탕으로 우리 인간의 뇌를 활용하여 공부를 효율적으로할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보았다.  

     

    이인아 교수님 프로필

     

     

     

    사실 뇌는 좁은 의미의 공부(studying)한다는 말보다 학습(learning)한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학습은 평생 멈추지 않는 본능으로 살아남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이다. 
    처음보는 낯선 환경을 접하게 될 때는 항상 생명체에게 위협이될 수도 있다는 점을 본능적으로 인지한다. 

    예를 들어, 사슴이 호랑이를 처음 보았을 때의 경계심을 느끼고 바라보는 상황이랑 다를바 없다 생각하면 된다. 

    공부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냐하는 것도 뇌의 학습원리를 자연스럽게 따르다 보면 공부도 잘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은 뇌에서 처리하는 학습 시스템이다. 

     

    뇌의 두 가지 학습 시스템 


    1. 절차적 기억 (Procedural Memory)
    절차적 기억은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운동하는 것, 악기배우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절차적 기억의 경우 처음에는 잘 못하다 무한반복하면 결국에는 학습하게 된다는 게 특징이다. 일단 한 번 학습하면 몸이 기억하기 때문에 거의 평생 잊혀지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하면 다시 가르쳐 주거나 도움을 주지 않아도 잊어버리지 않고 계속 걷게 된다. 자전거 타기, 줄넘기, 인라인 스케이트 타기 등을 배웠을 때를 생각하면 처음에는 긴장하고 온몸에 신경이 곤두서있는 느낌이다가도 반복에 반복을 계속 하다보면 습관이 되어 의식적인 노력 없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뇌에서는 선조체나 소뇌 같은 곳에서 이러한 자기 근육을 이용해서 해야 하는 부류의 활동들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2. 서술적기억 (Declarative Memory)
    절차적 기억시스템과는 완전히 정반대이다. 이는 무의식적으로 알아서 하는 절차적 기억 (Procedural Memory)과는 달리 의식적으로 기억의 영역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말로 자기 기억의 내용을 분명히 해내는 것이다. 

     

    한 번 벌어진 일은 세포가 기억을 하게 되는데, 뇌에서 해마와 해마 주변의 영역들이 기억들을 하나 둘씩 꺼내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 서술적 기억 (Declarative Memory)의 경우, 인공지능이 절대로 학습할 수 없는 영역이며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다. 단 한 번 벌어진 일을 기억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인공지능의 경우, 수백만 번 무한반복을 통해서만 학습하는 절차적 학습 시스템만 존재하고 있다. 

     

    서술적 기억(Declarative Memory)은 에너지를 많이 쓴다. 여행으로 낯선 곳에 처음 왔을 때 처음으로 숙소를 찾아가야 하는 경우랑 빗대어 생각하면 된다. 처음에는 신경이 곤두서서 많은 것을 기억해내고 생각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그 여행지에서 한 달 간 있게된다고 한다면 점점 신경쓰지 않더라도 무의식적으로 숙소를 찾아갈 수 있게 된다. 

     

    우리 뇌는 어떻게든 무의식적으로 에너지를 쓰지 않는 쪽으로 가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몇 번 접하다 보면 절차적 기억으로 넘겨주려고 항상 애를 쓴다. 

     

    공부든 일이든 어떤 것을 처음 할 때는 긴장하고 속도도 오래 걸리다가 익숙해지면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하고 힘도 덜쓰게 되는 것에도 빗대어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뇌를 훈련하면 더 똑똑해질 수 있을까? 

     

    그렇다. 기존에는 다른 신체의 장기들 처럼 뇌도 노화하는 것이라 여기는 경향이 있었으나 뇌는 나이들어서도 좋아질 수 있다고 한다. 뇌는 나이들어서도 다른 세포나 장기들처럼 꾸준히 활성화시키면 훈련이 가능하다

     

    그걸 보여주는 일화로,
    런던 택시 운전사들의 해마는 일반인들보다 크다고 한다. 

    런던의 택시 운전사 시험은 악명 높기로 유명한데 수천 개의 도로와 광장을 전부 익혀야 하다보니 완전히 런던의 지도를 머릿 속에 집어 넣고 있어야 하는 수준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운전경력이 오래될 수록 해마가 컸다. 해마에 있는 세포는 장소세포(place cell)라 부르는데 해마가 그 장소 세포들로 이루어진 공간을 인식하고 지도를 그리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쌩쌩해지는 두뇌 훈련법 

     

    • 3W(Where, When, What) 훈련하기 

    해마가 없는 사람은 어떤 특정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기억을 못한다.

    기억의 디테일한 부분을 해마는 맵 형태로 기억하므로 하나만 말하면 줄줄이 나올 수 있도록 끄집어내는 훈련을 해야한다. 이런 훈련은 운동과도 다를바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의 경험의 디테일을 끄집어내는 것이 가장 좋다. 일기를 쓰는 것처럼 과거에 있었던 사건 하나를 기억해보고 차근차근 세부적인 것들을 연관지어 떠올려 본다. 언제 어디서 누굴 만났고 어떤 일이 있었고 느낌이 어땠는지를 떠올려 보는 것부터 해보자. 


    가장 뇌에 좋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누워 TV만 보는 것이다. 

    그럼 뇌는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고 퇴화된다. 

     

    • 뇌의 영역을 골고루 쓰기

     

    우리 뇌는 어떤 한 쪽만 쓰면 다른 하나는 자연스레 퇴화된다. 
    뇌인지적으로 뇌를 쉬게 만든다는 것이 항상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미 우리 뇌에서 해마는 과부하다. 뇌는 잘 때도 쉬지 않는다.
    뇌의 발달을 위해 우리는 항상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것들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드럼, 피아노 등의 악기를 배우거나 운동을 하는 것들은 열심히 반복해서 노력하면 되는 절차적 기억이 필요한 과정이다. 
    이렇게 계속 밸런스된 활동을 한다면 뇌는 나이가 들어도 건강할 수 있다. 


    창작을 하는 예술가, 작가 등은 해마를 과도하게 사용하여 쉬어줄 필요가 있고,
    반대로 의사의 경우 루틴을 반복하는 절차적 학습기억만 주로 하니 반대의 활동을 하면 좋다.

    특정부분이 너무 과하게 쓰고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그렇지 않은 부분을 어떻게 메꿀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쓸모가 없을까?

    미적분이니 뭐니 학교에서는 나가서 쓸 일이 없는 쓸데 없는 걸 너무 많이 배운다는 말을 흔히들 한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는 사회에 나가서도 생존할 수 있는정신적인 무기를 탑재해주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그 아이가 사회에 나가 어떤 사람을 만나고 무엇을 경험할 지 모르니 아이들은 학교라는 시스템 안에서 다양한 것들을 배우며 최적의 뇌 활성을 위해 연습을 한다는 것이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나 미적분을 이용해 문제를 풀어보았던 사람은 사회에 나가서 비슷한 일에 맞딱뜨리게 되었을 때 문제해결을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학교 교육을 하는 것이다. 

     

     

    글을 마치며

    건강한 뇌를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교수님의 견해를 요약하자면, 자신의 경험에 주의집중하는 훈련을 하는 것과 해마를 디테일하게 사용하는 것, 해마 외의 뇌영역을 써서 밸런스 맞추기 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활성화된 뇌는 사람마다 다른 듯하다. 학창시절 친구들을 보면 무언가를 무한 반복하여 절차적 기억을 잘 이용하여 학습하는 사람이 있고, 자신이 배운 내용을(특히 암기해야할 것들을) 스토리와 연관짓는 방식으로 학습하는 사람도 있다. 아마 내가 보기에 전자는 성실한 사람 부류이고, 후자는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타고난 사람 부류인 것 같다. 

     

    하지만 누구든 주어진 상황에 맞게 이 두 가지 영역을 적절히 모두 다 활용할 줄 알아야 적은 시간으로도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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